서론
한국의 전자정부 서비스를 누리며 살아가는 한국인들에게 베트남에서의 생활이 시작되면 베트남에서는 전자정부 실태가 어떠한지 또 어떻게 접근할 수 있는지 궁금해지게 됩니다. 오늘날 21세기 디지털 시대의 도래와 함께 각국 정부는 행정 효율성 증대, 대국민 서비스 개선, 투명성 강화를 목표로 전자정부(e-Government)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역시 이러한 세계적인 흐름에 발맞춰 국가 경쟁력 제고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핵심 동력으로 전자정부 및 디지털 정부(Digital Government) 전환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베트남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었으며, 명확한 비전과 구체적인 로드맵을 바탕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베트남 전자정부의 현재 상황을 진단하고, 미래 비전과 발전 방향,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들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1. 베트남 전자정부 현황 (2025년)
베트남 정부는 전자정부 구축을 국가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설정하고 관련 법적 기반 마련과 인프라 구축에 집중적인 투자를 진행해 왔습니다. 주요 현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 법적 기반 및 정책 프레임워크:
- 전자정부 발전에 관한 결의안 (Resolution No. 17/NQ-CP): 2019년 발표되어 전자정부 구축의 기본 방향과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부처 간 연계, 온라인 공공 서비스 확대, 국가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을 강조합니다.
- 2025년까지의 국가 디지털 전환 프로그램, 2030년 비전 (Decision No. 749/QD-TTg): 2020년 승인된 이 프로그램은 전자정부를 넘어 디지털 정부, 디지털 경제, 디지털 사회 구축을 포괄하는 광범위한 목표를 설정하고 있습니다. 정부, 기업, 시민 사회 전반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합니다.
- 2021-2025년 전자정부 발전 전략, 2030년 비전 (Decision No. 942/QD-TTg): 디지털 정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데이터 기반 행정, 시민 중심 서비스 제공에 초점을 맞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담고 있습니다.
- 주요 성과 및 시스템 구축:
- 국가 공공 서비스 포털 (National Public Service Portal - dichvucong.gov.vn): 2019년 개통 이후 지속적으로 기능이 확장되어, 현재 수천 개의 행정 절차를 온라인으로 신청, 처리, 결과 확인까지 가능하게 지원합니다(이 포탈에 들어가면 아직 영어나 한국어등으로 서비스하지 않고 있지만 구글 번역을 사용하면 내용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는 행정 절차 간소화, 시간 및 비용 절감, 투명성 제고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2025년 현재, 주요 공공 서비스의 온라인 제공률이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일반적인 대민 서비스는 준비되지 않아서 일반인들이 사용하기에는 다소 미흡한 상태입니다.
- 국가 데이터 공유·통합 플랫폼 (National Data Exchange Platform - NDXP): 정부 부처 및 기관 간 안전하고 효율적인 데이터 교환을 지원하는 핵심 인프라입니다. 이를 통해 중복 데이터 입력을 방지하고, 통합적인 행정 서비스 제공의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일본이 이 부분을 이루지 못해 전자 정부로 나아가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본다면 대단한 발전이라 여겨집니다.
- 전자 신원확인 및 인증 시스템 (VNeID): 공안부가 주도하는 국가 인구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전자 신분증 애플리케이션 VNeID가 보급되면서, 온라인 행정 서비스 이용, 금융 거래, 기타 신원 증명이 필요한 활동에서 편의성과 보안성이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2025년에는 많은 시민이 VNeID를 활용하여 다양한 공공 및 민간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 국가 데이터베이스 구축: 국가 인구 데이터베이스, 기업 등록 데이터베이스, 보험 데이터베이스 등 핵심 국가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연동 작업이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이는 데이터 기반 정책 결정 및 맞춤형 서비스 제공의 토대가 됩니다.
- UN 전자정부 발전지수 (EGDI): UN이 발표하는 최신 전자정부 순위 (2024년)에서 베트남은 193개국 중 71위를 차지했습니다.유엔의 전자정부 발전 지수(EGDI)는 온라인 서비스, 통신 인프라, 인적 자본 등 세 가지 주요 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산정됩니다. 베트남의 순위 상승은 전자정부 시스템 개선 및 디지털 전환 노력의 결과로 해석됩니다. 이는 2022년 86위에서 15계단 상승한 결과이며, 베트남은 이번 발표에서 처음으로 '매우 높음(Very High)' 그룹으로 분류되었습니다. 동남아시아 내에서는 11개국 중 5위를 기록했습니다.
- 인프라 및 접근성:
- 광대역 인터넷망과 4G/5G 모바일 네트워크가 전국적으로 확대되면서 디지털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특히 스마트폰 보급률 증가는 모바일 기반 전자정부 서비스 이용 확산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 당면 과제:
- 디지털 격차: 도시와 농촌 간, 소득 계층 간 디지털 인프라 접근성 및 활용 능력의 차이가 여전히 존재합니다.
- 사이버 보안 및 개인정보 보호: 전자정부 시스템 확대에 따라 사이버 공격 위협과 개인정보 유출 위험도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강력한 보안 체계 구축이 시급합니다.
- 공무원 디지털 역량: 전자정부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고 활용하기 위한 공무원들의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이 지속적으로 필요합니다.
- 부처 간 데이터 연동 및 표준화: 구축된 시스템 간의 원활한 데이터 연동 및 데이터 표준화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 국민 인식 및 활용도 제고: 편리한 시스템이 구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국민들의 전자정부 서비스에 대한 인식 부족이나 활용의 어려움이 존재합니다.
2. 베트남 전자정부의 미래 비전 및 발전 방향
베트남은 단순히 기존 행정 업무를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수준을 넘어, '디지털 정부(Digital Government)'로의 완전한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술을 활용하여 정부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혁신하고, 국민과 기업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 시민 중심의 맞춤형 서비스: 모든 국민이 언제 어디서나 쉽고 편리하게 필요한 공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사용자 경험(UX/UI)을 개선하고, 개인의 상황과 필요에 맞는 선제적·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VNeID와 같은 전자 신원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통합 서비스 제공이 핵심입니다.
-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행정: 국가 데이터베이스와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하여 정책 결정의 과학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입니다. 실시간 데이터에 기반한 사회 문제 진단 및 해결, 효율적인 자원 배분 등을 추구합니다.
- 정부 운영의 투명성 및 효율성 극대화: 모든 행정 절차를 디지털화하고 공개함으로써 업무 처리 과정을 투명하게 만들고, 불필요한 절차를 제거하여 행정 효율성을 극대화합니다. 이는 부패 방지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 디지털 경제 및 사회 발전 견인: 안전하고 효율적인 디지털 정부 플랫폼은 전자상거래 활성화, 핀테크 산업 발전 등 디지털 경제 성장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입니다. 또한, 국민들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통해 디지털 사회로의 전환을 가속화합니다.
- 개방형 데이터 생태계 조성: 공공 데이터를 안전한 방식으로 개방하여 민간 부문에서 새로운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이는 혁신을 촉진하고 경제 성장에 기여할 것입니다.
3. 구체적인 발전 계획 및 전략
베트남 정부는 위에서 언급한 비전과 방향성을 달성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계획과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국가 디지털 전환 프로그램 (2025년 목표, 2030년 비전):
- 디지털 정부: 2025년까지 모든 행정 절차를 온라인 공공 서비스 포털을 통해 제공 (레벨 4 기준), 국가 기관의 90% 이상이 클라우드 컴퓨팅 활용, 주요 국가 데이터베이스 완성 및 연동. 2030년까지 완전한 디지털 정부 구현 및 UN 전자정부 평가 상위 50위권 진입 목표.
- 디지털 경제: 2025년까지 GDP 대비 디지털 경제 비중 20% 달성, 2030년까지 30% 달성 목표.
- 디지털 사회: 2025년까지 광대역 인터넷망 전국 80% 이상 보급, 국민 50% 이상 전자결제 계정 보유. 2030년까지 보편적 디지털 서비스 접근성 확보.
- 디지털 정부 발전 전략 (2021-2025년, 2030년 비전):
- 법률 및 제도 개선: 디지털 환경에 맞는 법률 및 제도 정비 (데이터 소유권, 개인정보 보호, 사이버 보안 등).
- 디지털 인프라 확충: 5G 네트워크 상용화 및 전국망 확대, 클라우드 인프라 강화, 데이터 센터 확충.
- 핵심 플랫폼 개발 및 고도화: 국가 공공 서비스 포털, NDXP, VNeID 등 핵심 플랫폼 기능 강화 및 사용자 편의성 제고.
- 국가 데이터베이스 완성 및 활용: 인구, 토지, 기업, 금융, 보험 등 핵심 데이터베이스 완성 및 연동 강화, 데이터 분석 기반 정책 지원 시스템 구축.
- 인적 자원 개발: 공무원 및 국민 대상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 프로그램 확대.
- 정보 보안 강화: 국가 차원의 사이버 보안 대응 체계 강화, 개인정보 보호 시스템 고도화.
- 국제 협력 강화: 선진국의 경험과 기술을 공유하고, 국제 표준을 준수하며 글로벌 디지털 거버넌스 논의에 적극 참여.
4. 결론
베트남의 전자정부 및 디지털 정부 전환 노력은 단순히 행정 효율화를 넘어 국가 발전의 패러다임을 바꾸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입니다. 지난 몇 년간 법적 기반 마련, 핵심 플랫폼 구축, 인프라 확대 등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으며, 국가 공공 서비스 포털과 VNeID 같은 성공 사례는 국민들의 편의를 증진시키는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디지털 격차 해소, 사이버 보안 강화, 데이터 통합 및 활용도 제고, 공무원 및 국민의 디지털 역량 강화 등 해결해야 할 과제 또한 분명히 존재합니다.
베트남 정부는 '국가 디지털 전환 프로그램'과 '디지털 정부 발전 전략'이라는 명확한 로드맵 아래, 2030년까지 시민 중심의 지능형 디지털 정부를 구현하고, 이를 통해 디지털 경제와 디지털 사회 발전을 견인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 기술 혁신, 부처 간 긴밀한 협력, 그리고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입니다. 앞으로 베트남이 이러한 도전 과제들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디지털 전환의 성공 모델로서 동남아시아 지역을 넘어 국제 사회에서 주목받는 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베트남의 디지털 미래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와 전략적 실행력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